엄마가 치매에 걸렸다

2024. 6. 11. 07:23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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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이기적인 엄마 때문에 엄마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나는

혼자 사는 엄마가 혼자서 잘 살겠거니 생각하고 생신 어버이날 명절당일을 

제외하곤 엄마에게 전화를 잘 걸지도 찾아가지도 않았다 

 

매달 일정금액의 생활비를 입금했고 그걸로 내 할 도리는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23년 추석당일 

이날도 대수롭지 않게 엄마집을 갔고

나는 충격을 받았다 

 

20개가 넘게 쌓여있는 우유와 

당뇨 걸린 엄마가 평소 먹지도 않을 요구르트 90개 

그리고 곰팡이가 가득 핀 뭔지 모를 찌개 

살이 너무 빠져있는 엄마....

 

망치로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냉장고와 집안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유통기한 지난 라면 빵 식재료들 

몸에 나쁜 이상한 브랜드 없는 담배들....

 

그때서야 뭔가 너무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치매라는 생각을 못했다 

 

작년 7월부터 생활비 보내라는 전화도 없고

유산균 보내라는 전화도 없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바쁘기도 했고 

해외출장도 있었어서 신경을 쓰지 못했다 

 

생각해 보면 몇 년 전부터 엄마는 이상했다

근데 그게 티 나게 이상하지 않아서 

엄마의 치매증상이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는 걸

나는 몰랐다 

 

말귀가 어두우셔서 단순히 가는귀가 먹어서

보청기 해드리려 생각하고 있었지 치매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치매는 소리소문 없이 아주 조용하게 찾아왔다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갑자기 집못찾고 

사람 못 알아보지 않는다 

 

가랑비에 옷깃이 젖어들듯이 미세하게 이상하다

사람마다 증상이 천차만별이라 증상이 어떻다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 엄마의 경우 가는귀먹은 거 같은 증상

주위가 산만한 증상 (대화집중 안되고 자꾸 다른데 쳐다보고 말함)

트롯예능만 주야장천 보던 엄마가 TV에서 광고만 나오는데도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는 증상

씻기 싫어하는 증상 (씻으라고 했는데 물샤워만 하고 나오심)

그리고 살이 엄청 빠진다 (먹는 걸 잊어버리거나 귀찮아하거나

먹기 싫어하거나 식욕이 없거나 아무튼 안 드시는 상황이 많아서 

살이 많이 빠진다)

 

같이 살지 않으면 세심하지 않으면 절대로 눈치채지 못한다

같이 살더라도 아주 특이하게 나쁘다 하는 증상이 없기에 

24시간 엄마만 관찰하지 않는 이상 눈치채기 힘들다 

 

그래서 치매증상이 어느 정도 발견이 됐을 땐 

이미 경도는 넘어섰다고 볼 수도 있다

 

우린 엄마의 치매보험을 미리 들어놓은 것도 없고 

해서 치매보험부터 들으려 했으나 76세가 넘어서 그것도 안 됐다 

치매안심센터에 가다 

 

부모님 치매가 의심이 되면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건 치매안심센터에 가서 검사를 받은 것

치매안심센터 가서 검사를 2회 진행 후 부모님의 치매가 거의 확실시되면

치매안심센터에서 병원들을 알려준다 직접 병원에 연락해서

의사를 만나서 진료 후 MRI 검사예약을 하고 MRI를 받으면 된다 

 

MRI 찍은 후 의사의 치매확진 소견이 있어야

건강보험 공단에 등급신청을 할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등급신청을 하다 

 

엄마의 치매의심 발견 후 

10월에 정말 버라이어티 한 일들이  많았다

 

엄마가 살고 있는 아파트 관리실에서 

엄마가 치킨을 매일 시켜 먹고 있고 이상하니

와보라고 전화가 왔고 

 

또 며칠 후엔 엄마가 집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도어록 전체를 교체한 일이 있었다

 

엄마랑 친한 아래층 아주머니와 통화를 하니

아주머니가 하는 말을 엄마가 2022년 10월부터

치매의심 증상이 있었는데 내 번호를 몰라 

전화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엄마의 치매의심 발견 후 

엄마집에 CCTV설치 일주일에 2회 방문 (서울->강원도)

생업을 하면서 3일에 1번씩 강원도를 오가는 건

생각보다 힘들었다  

 

맘 같아선 당장 엄마를 서울로 모셔오고 싶었지만

시어머니와 같이 살기도 하거니와 

허리디스크와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 중인 내가 

엄마를 케어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10월까지만 해도 나와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는 

가능했고 혼자서 밥 먹고 씻는 것 화장실 가리는 것

다 가능했기에 나는 엄마가 경도치매인 줄 알았다 

 

12월에 엄마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건강보험공단에서 등급이 있어야

치매케어에 있어 보험적용이 되어 

자가부담금이 크게 줄어드는데

 

엄마는 등급을 받기 전이기도 했고

우리가 자주 엄마에게 가기도 해서 

엄마가 갑자기 안 좋아질 거라곤 생각을 못했다 

 

12월 중순 엄마가 삼촌들과 이모들하고 약속이 

있다고 굉장히 들떠했었는데 

 

엄마를 만나고 나서 이모가 전화가 왔다 

엄마상태가 생각보다 많이 심각하다고...

 

그러고 나서 12월 18일 건강보험공단 실사가 나왔는데

하필 그날 엄마가 나가버렸다 그래서 실사를 못 받는 듯

했으나 엄마를 찾으러 가는 도중 CCTV로 엄마가 돌아온 걸 확인

실사 나온 공무원에게 올 수 있냐 했더니 바빠서 못 온다고 

화상통화로 실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날 엄마가 며칠 전보다 살이 더 빠졌고 

상태가 더 안 좋아진 걸 목격했다 

 

난방비 아끼려고 한겨울에도 보일러도 잘 안 돌리던

엄마가 집온도를 28도로 해놓고 찜질방 수준으로 

집온도를 올려놓고 있었고 그 덕분에 엄마에게서 나는

이상한 냄새를 감지하고 그날 엄마를 씻겼는데 

 

엄마가 혼자 씻는다고 하여 씻고 나왔는데도 

계속 냄새가 났고 바닥에 소변이 말라있는 흔적을

발견했다 그래서 침대 시트를 갈고 바닥을 닦고 

엄마를 다시 씻겼다 

 

등급이 안 나온 상태에서 첫 번째 요양원에 모시다 

 

엄마의 소변실수가 단순한걸로만 여겼다 

2024년 1월 8일 엄마를 모시고 뷔페를 가서

이것저것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잔뜩 먹여드렸고 

집에 왔는데 집에서 상상도 못 할 악취가 너무 났다 

침대를 들춰보니 대변 두 덩어리가 굴러다니고 있었고

 

침대시트엔 소변자국이 흥건했고 

엄마는 아무렇지 않은 듯 이거 대변 아니라면서

대변을 손으로 바위 주물렀다 

 

아! 위생관념도 잊어버리셨구나 

 

엄마에게서 나는 심한 악취가

대소변 실수로 인한 것임을 이때 깨달았다 

 

지체할 겨를이 없었다 

남편은 바로 기저귀를 가지러 갔고 

나는 미리 연락해 둔 요양원에 급하게 전화를 했다 

 

그렇게 안 씻겠다는 엄마를 달래서 깨끗하게 씻기고

기저귀를 착용시킨 후 요양원으로 향했다 

 

너무 절망적이었다 인지는 살아있는데 

대소변 실수라니..... 

벌써 이렇다니....

 

이렇게 빨리 상태가 안 좋아질 수 있나..

무엇보다 등급 없이 요양원에 모시게 되면

자가부담 100%이긴 하지만 그땐 자가부담이라도

당장 내가 모실 수 없어 요양원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런데 엄마의 상태가 진짜 너무너무 안 좋았다 

첫 번째 요양원에선 엄마의 상태가 안 좋다고 

약을 증량해야 할거 같다고 했고 

그렇게 증량하더니 그게 안 좋았나 1주일 단위로 

엄마의 상태가 너무너무 안 좋아졌다 

 

그러다가 첫 번째 요양원에서 고관절골절 사고가 발생했고

엄마는 고관절수술 후 약 2달간 입원 및 재활 후 다른 요양원으로

모셨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다행히 좋은 간병인을 만나 

말라가고 안 좋던 엄마는 조금씩 기력을 회복하고 

많이 좋아진 상태에서 지금의 요양원으로 입소하셨고

 

현재 인지도 굉장히 좋아지고 

스스로 먹는 법도 잊으셔서 

누가 늘 옆에서 밥도 떠먹여 드려야 했는데

 

인지가 다시 좋아지셔서 이젠 밥도 스스로 드시고

말도 또박또박 잘하고 계시지만 

 

욕창이 심한 상태라 재활 골든타임을 놓쳐

휠체어로 지내고 계신다 

 

엄마가 다시 걸을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리고 엄마는 현재 요양원에서 등급신청을 다시 해줘서 

3등급 시설등급으로 다시 받고 제대로 보험처리가 되고 있다 

 

요양원 선택의 중요성

 

첫 번째 요양원 정말 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겠다 

부모님을 요양원에 보내면서 정말 많은 걱정을 하는 게 사실이다

직접 모시지 못하는 죄송스러움 

그리고 요양원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들 

 

첫 번째 요양원을 겪으면서 하나 터득을 한 것이 있다 

절대 겉만 번지르르한 요양원을 믿지 말라는 것!

말만 번지르르한 요양원을 믿지 말라는 것

그리고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될 수 있으면 자주가 좋음)

방문해서 부모님의 상태를 파악할 것

 

요양원에 질문할 것들

 

1. 요양보호사 1명당 몇 명을 담당하는지

2. 기상시간, 간식, 아침, 점심, 저녁시간들

기저귀 가는 시간텀 최소 3 시간텀으로 기저귀 체크하고 

갈아주는 게 좋음 

3. 기저귀 발진체크 

4. 방문 시 부모님한테 냄새가 나는지 얼굴이나 몸에 각질이 있는지

체크

5. 부모님의 목욕을 일주일에 몇 번 하는지 체크 

 

이런 세세한 것을 체크하고 안되면 최대한 많이 방문해서 직접 케어하면서

엄마상태가 어떤지 눈으로 직접 체크하는 것도 좋다 

 

물론 요양원 입장에선 이런 점이 상당히 불편하고 꺼려질 것이 분명하겠지만

내가 체크하는 만큼 요양원 측에서도 더 신경 쓸 것이 분명할 것이다

 

노령화로 접어드는 사회 치매는 나의 부모님과 나를 공격할 수 있다 

 

우리 엄마가 치매에 걸릴지 정말 단 1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상황이 거짓말처럼 느껴지고 생각만 해도 울컥하고

가슴이 아프다 치매는 치료가 될 수 없는 병이고 결국은

우리 엄마는 언젠가는 악화되어 더 안 좋아질 수 있기에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 엄만 고관절 수술로 인해 간병비와 수술비 치료비 기타 치료에 필요한 물품

등등으로 2달에 2천만 원이 들어갔다 

 

부모님 노후가 제대로 안 돼있다면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자식들의 몫이 된다

 

내 부모님이 지금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기저질환으로 약을 먹거나 

인슐린을 맞고 있고 알코올과 담배를 즐겨한다면 거기에 혼자 사신다면

 

반드시 치매보험과 간병비보험 이 2개는 필수적으로 들어놓아야 한다

나는 멍청하게도 이 보험이 없어서 혜택을 못 받았다 

 

이 2개만 있어도 간병비와 치매로 인해서 들어가는 비용들을 절감하고 혜택 받을 수 있다

치매보험은 76세 이상이면 가입 안되니 이점도 참고하셔라

 

나에게 가장 후회되는 거를 물어본다면 

더 자주 찾아보고 엄마 개인 PT 시켜놓을걸 하는 아쉬움이 가득이다 

 

엄마가 근육이 많고 스스로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었다면 

절대로 이 빌어먹을 병 같은 건 오지 않았을 것이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은 운동 식이로 얼마든지 관리가 가능한 부분이라

이 부분이 제일 아쉽고 엄마 체력이 좋았다면 집에서 늘어지고 TV만 시청하지

않았으리라 생각이 된다 

 

부모님 나이가 50세 이상이면 이제 대비해야 한다

부모님이 운동 안 하려 한다면 3대 보험이라도 꼭 들어라

실비, 치매, 간병비 이 3개는 절대 필수적이다 

 

이 글을 쓰는 내 나이는 47세이다 

나 또한 당뇨이고 고지혈증이 있다 그리고 비만이다 

나도 치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다시 운동을 시작할 것이고 내 건강을 챙길 것이다

사람답게 살다 죽고 싶다면 당장 운동하고 건강식 먹으며 건강 챙겨야 한다

그게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든 당신의 부모님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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